하이브리드 상호작용 음악의 시대가 올 것인가? 제 2부 - 기술적 설명

게임 오디오 / 상호작용 음악

이 블로그의  제 1부에서는 하이브리드 상호작용 음악에 대해 다루고, 게임에서 음악을 더 넓은 범위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알아보았습니다. 이제 제 2부에서는 겟 이븐(Get Even) 하이브리드 상호작용 음악의 기술적인 측면을 보여드리려고 해요.

저는 겟 이븐에 사용할 다양한 시스템을 제작했지만 여기서는 그 중에서 설명할 것이 참 많은 아래의 시스템만 다뤄보려고 합니다. 

시스템 #1 - 실시간으로 생성되는 음악

겟 이븐의 아주 첫 번째 레벨에서 여러분은 버려진 건물을 발견하게 됩니다. 여기서 납치된 소녀를 찾아야 하죠.
스포일러 주의! - 메인 캐릭터와 다른 플레이어들은 이 과정에서 죽게 된다는 것을 모릅니다. 플레이어가 소녀에게 다가가면 소녀에게 묶여 있는 폭탄이 있는데, 어떤 방법을 쓰더라도 이 폭탄이 폭발하는 것을 막을 수가 없어요. 게임 제작자로서 저희는 또한 메인 캐릭터가 트라우마로 남은 기억을 회상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이 기억을 붙잡고 있는 잠재 의식이 이 경험을 참기 힘들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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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븐에서 여러분은 소녀를 구해야 합니다.

블로그 제 1부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음악을 시작할 다이어제틱(diegetic) 요소가 필요했어요. 한 아이디어로 다양한 공간에서의 공간음을 생각해봤습니다. 플레이어는 계속해서 방과 복도를 지나다니기 때문에 공간음을 사용하면 좋을 것이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저희는 모든 공간음을 C로 만들었습니다 (3D에서 각 공간은 적어도 4개의 이미터를 사용하여 공간음을 만들어냅니다). 또한 저희는 레벨 전체에서 불빛이 윙윙거리는 소리를 곳곳에 추가했고 (각 소리가 각 이미터를 가짐) 이 소리도 모두 C조로 튜닝했습니다. 이 두 구성 요소를 텍스처 음악의 중심으로 사용했어요. 저는 다양한 레이어를 가지며 C 음으로 구성된 드론을 만들어 (2D) 시작 부분에서 공간음과 혼합하고, 플레이어가 소녀에게 더 가까워질수록 불빛이 윙윙거리는 소리에 디스토션을 더했습니다. 결과는 아주 효과적이었지만 저희는 욕심을 내서 좀 더 의미 있게 만들고 싶었어요. 

폭탄이 째깍거리는 소리는 이 게임에서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저는 이 시계의 째깍거리는 소리가 게임에서 아주 특징적인 요소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소녀에게 다가갈수록 시계 소리가 더 빨라지도록 만들어 심오함과 긴장감을 한 층 더 추가했습니다. 이때 정말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더군요! 만약 시계 소리가 메인 캐릭터, 즉 플레이어의 인식을 달라지게 한다면 어떨까요? 캐릭터는 이 소리가 결국 자신을 죽음으로 이끈다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실제 기억 (캐릭터의 기억)을 바탕으로 한 이 가상 현실이 보이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알려줄 수 있다면 어떨까요?  

그렇다면 시계 소리가 주변 환경을 바꿔야 겠죠. 어떻게 있을까요?

댄스 음악을 잘 아시는 분들이라면 사이드 체인(side-chaining)의 원리를 이해하고 계실 거예요. 위키피디아는 사이드 체인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사이드 체인 입력이 있는 컴프레서는 사이드 체인 입력의 신호 레벨에 따라 메인 입력에서 출력으로의 게인을 제어한다. 사이드 체인 입력은 DJ가 말할 때 음악 볼륨을 자동으로 낮추기 위해 사용된다." 

저는 저만의 방식으로 이 기술을 사용했습니다. 사이드 체인을 음악에 사용하는 대신 게임의 환경음에 사용한 거죠. 그래서 비가 내리거나, 바람이 불거나, 공간음이 있거나, 그 외의 이미터가 게임에 있을 경우 이 소리들이 사이드 체인을 통과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Wwise에서의 사이드 체인

먼저 Meter 효과를 사용해야 합니다. 여기에서 Audiokinetic이 제공하는 사이드 체인 사용법 튜토리얼을 확인해보세요.

다음은 제가 만든 'Pumping_off_beat' RTPC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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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TPC Pumping_off_beat

그런 다음 BUS를 적용했어요. 다음은 볼륨과 저역 통과 필터 곡선이 있는 일반 BUS (펌프)입니다. 이 버스는 RTPC에 신호가 들어오면 BUS 출력을 약하게 만들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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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사이드 체인이 생성할 소리를 완전히 제어하고자 했기 때문에 Wwise Synth One을 사용해서 아주 기본적인 사인(sine)음을 생성하고 ADSR을 제어할 수 있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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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TPC로 ADSR이 제어되는 기본 사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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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TPC 사인음의 ADSR 제어함 (주의: 여기 보이는 비율은 실제 올바른 값과 차이가 있음)

또한 저는 펌프의 강도를 별도로 제어하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펌프를 아주 약하거나 강력하게 만들어주는 RTPC를 만들고 Pump_ON_OFF_Beat_Intensity라고 이름을 지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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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드 체인으로 생성된 펌프의 강도를 제어하는 RTPC

이렇게 해서 저는 MIDI에서 사인음을 트리거하여 어떤 BUS든 사이드 체인할 수 있었습니다. 아래에서 사인음이 120 BPM으로 2 마디마다 = 60 BPM으로 1 마디마다 트리거되는 것이 보이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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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사이드 체인할 때마다 '삐-' 소리가 들리지 않도록 사인음이 들리지 않게 해주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Pump 버스에 Wwise 게인을 추가해서 -96dB로 게인을 바꿔주었어요. 아래 스크린샷에서 제가 만든 다양한 사이드 체인 타입을 보실 수 있습니다. 여기서 보여드리는 ‘일반적인’ 사용을 위한 사이드 체인이 있지만, 이 반대 버전도 만들었어요. 사인음이 재생되면 사이드 체인된 모든 BUS가 재생되며, 사인음이 중단되면 함께 중단됩니다. 이렇게 하니 불빛이 윙윙대는 소리, 드론, 물이 새는 소리 등의 반복 재생 소리를 리드미컬한 패턴으로 만들 수 있어서 아주 흥미로웠어요. 저는 또 다른 사이드 체인도 만들었는데, 이 블로그에서는 '기본적인 사이드 체인'만 다뤄 보겠습니다. 정말 좋았던 점은 RTPC (Switch pump)를 사용해 한 타입의 사이드 체인에서 다른 타입으로 즉석 전환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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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인 볼륨을 사용한 가지 타입의 사이드 체인과 게인 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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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드 체인 타입을 전환해주는 RTPC

만들어놓고 정말 뿌듯했던  마디

이제 제가 사이드 체인을 사용하는 원리를 이해했다면 실제 예시를 살펴볼까요.

아래 스크린샷에서 보이는 이 패턴은 반복 재생됩니다. 60 BPM에서 1 마디 (120 BPM에서 2 마디) = 시계가 째깍거리는 소리로 구성되어 있어요. 저는 템포를 제어하기 위해서 Tempo_prologue라는 RTPC를 추가했습니다. 소녀에게 가까워질수록 값이 더 커지게 되죠. 이 RTPC는 여러 오브젝트에서 작동합니다.

  • 음악의 속도
  • 드론의 강도
  • 시계 소리와 잔향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여러분은 공간음 (C음), 불빛이 윙윙대는 소리 (C음), 점점 커지는 드론 (C음), 시계 소리와 동기화되어 펌프하는 스팀 파이프 소리를 듣게 됩니다. 그리고 소녀와 가까워질수록 점점 더 빠르고 강도가 세지면서 시계 소리가 더욱 현실적으로 들리게 되죠. 다음은 제가 이 소리를 제작한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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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란색으로 표시된 부분은 60 BPM에서 1 마디 (120 BPM에서 2마디)로 구성된 음악 시퀀스입니다.
  • 초록색으로 표시된 부분에는 MIDI에서 트리거된 사인음이 보입니다. (실시간 생성)
  • 분홍색으로 표시된 부분에는 사이드 체인이 작동하는 모든 구성 요소가 보입니다. 그리고 환경음 BUS, sound FX (반복 재생음), 드론도 보입니다.
  • 노란색으로 표시된 부분은 MIDI (Sampler)에서의 시계 소리에 대한 부분입니다.

아래에서 드론이 템포와 동기화되어 강도가 높아지는 방법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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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mpo_Prologue RTPC 빨라질수록 드론음이 더욱 강해짐

시계 소리의 경우 약간 난이도가 있었습니다. 저는 이 소리가 큰 잔향이 더해진 아주 낮은 음에서 시작하여 템포가 빨라지면서 (플레이어가 소녀에게 가까이 다가갈수록) 더 현실적이고 (보다 높은 음) 가깝게 들렸으면 했습니다. 그래서 Sampler를 사용하여 MIDI 악기를 만들었어요. MIDI를 사용해서 시계 소리를 트리거할 수도 있지만, 소리의 속도에 따라서 내림 박자를 지킬 수 있도록 여러 다른 시작 지점을 만들어야 했어요. 저는 Switch Container를 사용하고 여기에 Tempo_Prologue RTPC를 적용했습니다. 그리고 Music Editor에서 템포에 따라 재생할 스위치 트랙을 추가했습니다. 정말 놀라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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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mpo_Prologue RTPC 제어되며 스위치 트랙을 변경하고 시계 소리를 내림 박자와 동기화시키는 스위치 컨테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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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mpo_Prologue RTPC 제어되는 낮은 음을 올바르게 정의하기 위한 시계 소리 Blend Container

 

마지막으로 저는 시계 소리가 느린 템포일 때 잔향을 더해서 불길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마찬가지로 Tempo_Prologue에 따라 이 잔향도 점점 사라지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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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 소리에 적용되어 Tempo_Prologue RTPC 제어되는 잔향

마침내 저는 하나의 RTPC (Tempo_Prologue) 60 bpm에서의 1마디만을 사용하여 전체 레벨에서 완전히 유기적인 음악적 경험을 만들어낼 있었어요. 또한 이 방법의 경우 개발자가 레벨의 크기를 변경하더라도 RTPC가 플레이어와 소녀 사이의 거리에 의존하기 때문에 음악이 계속해서 게임의 진행을 따르게 된다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이 시스템은 제가 겟 이븐을 위해 제작한 수많은 시스템 중 하나입니다. 이 결과물이 게임을 플레이할 때 큰 설득력을 더했다고 생각해요. 제작 방면에서도 아주 훌륭했죠. 음악이 게임 매개 변수를 기반으로 하며 실시간으로 생성되기 때문에 게임 제작 동안 변경 사항이 생겨도 걱정할 필요가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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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뤼셀 필하모닉 24인조 현악 연주로 실시간 생성 음악에 완성도를 더했습니다.

결론

블로그 제 1부에서는 상호작용 음악이 우리가 인지하는 것보다 얼마나 더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다뤘습니다. 제 2부에서는 사운드 디자인과 음악의 경계에 대한 질문이 생겼을 거예요. 아주 적절한 질문이죠. 저는화음과 템포에 소을 대는 그 순간 바로 음악의 세계 안으로 들어가는 거라고 생각해요. 실시간 생성 음악을 사용하면 게임 음악 제작과 플레이어의 경험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 열립니다. 저는 브뤼셀 필하모닉이 연주한 아주 감정적인 큐를 포함한 1시간 가량의 라이브 음악을 작곡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제작한 모든 시스템에 이 음악을 결합하는 것이 정말 즐거웠습니다. 또한 저는 Wwise의 Sampler를 사용하여 MIDI 도구로 많이 작곡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궁금한 분들은 게임을 플레이하셔서 각 시스템을 직접 체험해보시길 바랍니다. 다음은 몇 가지 시스템을 담은 동영상입니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하도록 저와 같이 밤새워 작업해준 사운드 디자이너 필립 해저(Filip Hajzer), 크리스 그랜트(Chris Grant), 데이비드 기노(David Guinot)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우리 동료들이 최고예요!

열린 마음으로 응해준 Farm 51, 큰 지원이 되어준 반다이 남코, 그리고 물론 놀라운 도구를 제작하고 제공해준 Audiokinetic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어디서가 이 글을 보고 계실 모든 사운드 디자인 개척자분들께도 정말 감사드립니다!

겟 이븐은 IFMCA (국제 영화 음악 평가 연합, International Film Music Critics Association)에 의해 비디오 게임/상호작용 미디어 부문 최고 오리지널 음악으로 선정되었고, 2017년 클래식 FM 음악 최고 5위 안에 들었으며, 2017 개발자 수상에서  최고의 음악 디자인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올리비에 더리비에르 (OLIVIER DERIVIÈRE)

작곡가

올리비에 더리비에르 (OLIVIER DERIVIÈRE)

작곡가

10년 넘게 MTV가 “게임 음악에서 다방면으로 저돌적인 작곡가”라고 불러온 IFMCA 수상 작곡가인 올리비에 더리비에 (Remember Me)는 애니메이션, 영화, 게임 음악을 작곡해왔습니다. 그는 뛰어난 작곡 뿐만 아니라 ‘어쌔신 크리드 4 : 프리덤 크라이’와 ‘리멤버 미’ 등 굉장한 게임 작품들에 음악을 연결하는 혁신적인 방법으로 널리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최근 돈노드 엔터테인먼트(Life Is Strange 개발사)의 차기작인 뱀파이어(Vampyr)를 작업했습니다.

 

www.olivierderiviere.com

 

 @oderivi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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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0.2019 - 작성자: 올리비에 더리비에르 (OLIVIER DERIVIÈ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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